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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가 있는데, 청바지는 왜 아직 단추를 쓸까?

지퍼는 청바지에 언제 달리기 시작했을까요? Lee의 1927년 기록부터 Lady Levi’s와 501 Z까지, 버튼과 지퍼가 함께 남은 역사를 살펴봅니다.

인디고 원단 위에 대각선으로 놓인 황동 지퍼와 구리색 청바지 단추를 확대한 픽셀 아트

청바지의 허리 단추를 풀었는데, 그 아래에 단추가 몇 개 더 나타납니다. 하나씩 풀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퍼로 한 번에 열면 편할 텐데, 왜 아직도 단추를 쓰는 걸까요?

지퍼가 청바지에 달린 뒤에도 단추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두 방식이 함께 남은 과정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허리 단추 아래를 보세요

청바지 앞여밈을 펼쳐 세로로 달린 금속 단추와 맞은편 단춧구멍을 보여주는 픽셀 아트

바지 앞의 트임을 여미는 부분을 **플라이(fly)**라고 합니다. 여러 개의 단추로 잠그면 버튼플라이, 지퍼로 잠그면 지퍼플라이입니다. 허리 맨 위의 단추보다, 그 아래를 무엇으로 잠그는지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버튼플라이는 청바지의 초기 모습과 연결됩니다. 리바이스는 이 방식의 역사를 1873년의 초기 청바지까지 거슬러 설명합니다. 오늘날과 같은 지퍼가 실용화되기 전부터 청바지는 단추로 앞을 여미고 있었습니다. [1]

지퍼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금속 지퍼의 벌어진 두 줄과 슬라이더 아래 맞물린 부분, 지퍼가 달린 발목 부츠를 함께 그린 픽셀 아트

지퍼의 출발점에는 신발이 있었습니다. 휘트컴 저드슨이 신발용 잠금장치를 개발했고, 기디언 선드백이 이를 개선해 실용적인 지퍼로 발전시켰습니다. 양쪽의 작은 이빨을 슬라이더로 맞물리게 하는 구조입니다. [2]

선드백의 현대적인 지퍼 구조를 보여주는 특허는 1917년 3월 20일 등록됐습니다. 스미스소니언 미국사박물관에는 이 특허와 관련된 모형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 발명가의 개선이 쌓인 결과이므로, 지퍼가 이날 한 번에 발명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

‘지퍼’라는 이름은 그 뒤에 붙었습니다.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은 B. F. 굿리치가 1923년에 ‘zipper’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기록합니다. [2]

1927년, 카우보이 바지에 달린 지퍼

Lee의 공식 연혁은 1927년에 카우보이 바지와 오버올 등에 지퍼를 사용한 일을 소개합니다. 당시에는 ‘후클리스 패스너(hookless fastener)’, 즉 고리 없는 잠금장치라는 이름으로 설명했습니다. [4]

여기서 구분할 점이 있습니다. 지퍼 자체가 만들어진 시기와 청바지에 쓰이기 시작한 시기는 다릅니다. 또 한 브랜드의 도입 연도가 다른 브랜드에도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리바이스의 지퍼 이야기는 Lee보다 뒤에 이어집니다. 그사이, 여성용 청바지의 등장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34년, 서부로 여행 간 여성들

1930년대 미국 서부의 관광 목장에서 청바지를 입은 두 여성이 말과 울타리 곁에 서 있는 픽셀 아트

1930년대에는 서부 목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여행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말을 타고 목장 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손님을 받는 이런 목장을 **듀드 랜치(dude ranch)**라고 합니다.

리바이스가 1934년에 내놓은 여성용 Lady Levi’s, Lot 701은 목장에서 생활하던 여성뿐 아니라 이런 관광객도 겨냥했습니다. 다만 이 제품의 앞여밈은 버튼플라이였습니다. 서부 관광이 여성용 청바지의 확산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과, 지퍼의 도입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5]

여성 고객과 지퍼를 연결하는 기록은 그 뒤에 나옵니다. 리바이스의 공식 회고 글은 1947년, 여성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청바지에 지퍼를 도입했다고 설명합니다. 당시 동부의 일부 여성들이 버튼플라이 청바지를 정숙하지 못한 옷으로 여겼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합니다. [1]

이 기록에서 확인되는 것은 당시의 사회적 인식입니다. ‘단추 사이로 속옷이 보였기 때문에 지퍼로 바꿨다’는 구체적인 원인까지 설명한 것은 아닙니다.

1954년, 501에 Z가 붙다

리바이스가 1954년 선보인 501 Z는 동부 시장으로 판매를 넓히는 과정과 연결됩니다. 버튼플라이 작업복 바지가 낯설었던 동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존 501의 앞여밈을 지퍼로 바꾼 제품입니다. [6]

그렇다고 버튼플라이 501이 곧바로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리바이스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매장에서는 버튼플라이 501과 지퍼가 달린 501 Z를 함께 제공하게 됐습니다.

지퍼가 단추를 전부 교체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고를 수 있는 방식이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그래서 버튼플라이는 왜 아직 쓰일까?

버튼플라이는 오래된 청바지의 모습을 이어 주는 디테일입니다. 리바이스는 그 매력으로 고전적인 외관을 들고 있으며, 현재 판매하는 501 Original에도 버튼플라이를 사용합니다. 앞여밈 자체가 제품의 특징으로 남은 것입니다. [1][7]

사용하는 동작도 다릅니다. 버튼플라이는 단추를 하나씩 끼우고, 지퍼플라이는 슬라이더를 움직여 잠급니다. 어느 쪽이 더 익숙하고 편한지는 입는 사람이 판단할 부분입니다.

버튼이 언제나 더 튼튼하다거나 지퍼가 언제나 더 좋은 핏을 만든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확인된 역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장치가 등장한 뒤에도 기존 방식을 원하는 고객이 있었고 두 제품이 함께 판매됐다는 점입니다.

다음에 청바지를 펼쳐 볼 때는 허리 단추 아래도 살펴보세요. 작고 익숙한 여밈 안에 기술의 변화와 오래 이어진 옷의 모습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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