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의 시작: 일하는 사람의 옷에서 청바지의 디테일로
1889년 캔자스의 도매 회사에서 시작한 Lee. 유니온올과 101, 지퍼 플라이와 뒷주머니 박음질을 따라 작업복의 기능이 청바지에 남긴 흔적을 살펴봅니다.

작업복의 기능은 어떻게 청바지의 디테일이 되었을까? Lee의 멜빵바지와 일체형 작업복, 지퍼와 주머니 박음질에는 일하는 사람들의 필요가 남아 있다.
Levi’s의 역사에 이어 이번에는 Lee를 살펴본다. 옷을 입고 몸을 굽히고 말을 타는 사람들에게 어떤 구조가 필요했는지 따라가 보자.
1. 청바지보다 식료품과 잡화가 먼저였다
Lee의 출발점은 1889년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다. 헨리 데이비드 리(Henry David Lee)가 동업자들과 세운 H.D. Lee Mercantile Company는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도매 회사였다. 처음부터 데님 전문 제조업체였던 것은 아니다. Lee의 창업 기록, 일본 공식 연표
1910년대 초, Lee는 작업복을 직접 만드는 사업으로 들어갔다. 멜빵과 가슴받이가 붙은 빕 오버롤(bib overall), 작업용 재킷 등이 그 출발이었다. 물건을 공급하던 회사가 옷을 직접 만드는 회사로 사업을 넓힌 것이다. 미국 공식 연표, 일본 공식 연표
빕 오버롤은 바지에 가슴받이와 어깨끈을 더한 옷이다. 우리가 흔히 ‘멜빵바지’라고 부르는 형태를 떠올리면 된다. Lee가 다음에 선보인 옷은 여기서 몸을 덮는 범위를 한층 넓혔다.
2. 1913년, 위아래를 하나로 이은 유니온올
**유니온올(Union-All)**은 상의와 바지가 연결된 한 벌짜리 작업복이다. 가슴받이와 끈이 달린 빕 오버롤과 달리, 소매와 상체까지 덮는다. Lee는 이 옷의 시작을 1913년으로 설명한다. 유니온올의 역사
공식 소개에 따르면 유니온올은 자동차 정비 작업을 염두에 둔 옷이었다. 차 밑으로 들어가거나 몸을 구부리면 평소 입던 옷에 기름과 먼지가 묻는다. 재킷과 바지를 연결해 위아래를 함께 덮는 구조는 이런 작업 환경에서 옷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3. 공장과 정비소에서, 말을 타는 사람에게로
1920년대 Lee는 카우보이와 로데오 선수의 요구를 반영한 청바지를 선보였다. 이 바지가 101이라는 제품 번호로 이어진다. Lee는 카우보이들과 로데오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원단과 핏, 마감을 개선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101 기록, 일본의 카우보이 바지·101 기록
이때 옷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말을 탈 때의 움직임과 안장도 들어간다. 입는 사람의 몸에 맞는지뿐 아니라, 옷의 부품이 주변 장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중요했다.
4. 단추에서 지퍼로, 여닫는 방식의 변화
Lee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부품이 지퍼다. 바지 앞쪽에서 여닫는 부분을 **플라이(fly)**라고 하며, 단추를 쓰면 버튼 플라이, 지퍼를 쓰면 지퍼 플라이라고 부른다.
Lee의 공식 연표는 1927년 카우보이 바지와 여러 작업복에 **후크리스 패스너(hookless fastener)**를 사용한 일을 소개한다. 지퍼를 단 오버롤과 유니온올 등의 제품에는 이름 공모를 통해 **휘짓(Whizi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니온올도 이 무렵 기존 단추형과 함께 지퍼형으로 제공됐다. 유니온올의 지퍼형 지퍼형 작업복의 등장
지퍼 자체의 개발은 그보다 앞선다. 스미스소니언 미국사박물관은 기드온 선드백(Gideon Sundback)의 분리형 잠금장치 특허가 1915년 출원되어 1917년 등록됐다고 설명한다. 선드백의 지퍼 특허 모형
Lee의 역할은 지퍼를 작업복과 청바지의 여밈에 적용한 것이다. 대표 제품인 101-Z도 이 지퍼 플라이의 계보와 연결된다. Lee는 101-Z를 지퍼형 카우보이 바지의 역사에서 중요한 제품으로 소개한다. 101-Z와 지퍼 플라이

지퍼는 슬라이더를 움직여 양쪽의 이빨을 맞물리게 한다. 단추를 하나씩 여닫는 방식과 비교해 보면 사용 방법의 차이가 분명하다. 청바지의 변화는 큰 실루엣뿐 아니라 이런 작은 동작에도 남아 있다.
5. 기능은 남고, 입는 장면은 넓어지다
말을 타는 사람을 고려한 변화가 **뒷주머니의 X자 보강 박음질, 엑스택(X-tack)**이다. Lee의 디테일 자료는 초기 금속 리벳이 안장에 흠집을 내는 문제 때문에 뒷주머니의 리벳을 X자 박음질로 바꾸었다고 설명하며, 1938년까지 이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기록한다. Lee의 엑스택 설명
리벳이 주머니를 튼튼하게 만드는 부품이었다면, 엑스택은 보강을 유지하면서 금속과 안장이 부딪히는 문제에 대응한 방식이다. 앞서 다룬 리벳 이야기를 떠올리며 보면, 같은 ‘주머니 보강’에도 여러 해법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ee의 뒷주머니를 보면 보강 박음질 외에 가로로 누운 S자 곡선이 눈에 들어온다. **레이지 S(Lazy S)**라고 부르는 이 박음질은 브랜드를 알아보는 표식이다. Lee의 공식 디테일 소개는 두 주머니의 곡선을 함께 보았을 때 소의 긴 뿔을 연상시키는 형태라고 설명한다. 모서리의 엑스택은 주머니를 보강하고, 가로지르는 레이지 S는 브랜드를 알아보게 한다. 레이지 S와 주머니 디테일

착용자를 넓히는 변화도 이어졌다. 1947년 Lady Lee Riders는 여성의 허리와 엉덩이 형태를 고려한 청바지였다. 공식 소개는 허리를 맞추는 다트와 더 여유 있는 엉덩이 부분을 남성용과의 차이로 설명한다. 같은 청바지라도 누구의 몸에 맞추는지에 따라 구조를 다시 살펴본 것이다. Lady Lee Riders의 구조
Lee의 연표는 1958년 좀 더 차려입는 느낌의 Lee Westerners를 소개하고, 1962년에는 학생들의 취향을 겨냥한 Leesure’s 광고를 기록한다. 작업을 위해 만들던 옷에서 학교와 여가를 위한 옷으로 선택지가 넓어졌다. 작업복에서 일상복으로의 변화
6. 내 옷에서 읽는 Lee의 역사
Lee의 역사를 옷장에서 다시 읽으려면 세 곳을 살펴보자. 몸을 덮는 구조, 앞쪽의 여밈, 뒷주머니의 박음질이다.
빕 오버롤과 유니온올은 어떤 범위까지 몸을 덮는지, 단추와 지퍼는 어떻게 여닫는지, 주머니의 X자와 S자 박음질은 각각 어떤 역할인지 비교해 볼 수 있다. 제품과 시대에 따라 모든 디테일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차이를 관찰하면 작업복의 역사가 훨씬 구체적으로 보인다.
오늘 입은 청바지의 지퍼를 여닫고 주머니의 박음질을 살펴보면, 오래된 작업복의 역사를 손에 닿는 디테일에서 다시 읽을 수 있다.
참고 자료
초기 연도는 공식 자료에도 표기 차이가 있다. 미국 연표는 첫 의류 공장을 1912년으로, 일본 연표는 자체 작업복 생산의 시작을 1911년으로 기록한다. 카우보이 바지는 미국 연표의 1925년 항목에 소개되며, 일본 연표는 1924년 등장과 1925년 101 번호 도입을 구분한다. 본문에서는 각각 ‘1910년대 초’와 ‘1920년대’로 표현했다.
- Lee: Lee Through the Years, 일본 공식 역사 연표.
- Lee: The Union-All Legend — 유니온올의 구조, 1913년 등장과 1927년 지퍼형.
- Lee: Legendary Fashion Firsts — 101-Z와 Lady Lee Riders.
- Lee Hong Kong: Iconic Features — 레이지 S와 엑스택.
-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Sundback’s Modern Slide Zipper Patent Model, 1915 — 지퍼의 개발과 특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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