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의 가장자리는 왜 밝아질까? — 아타리란 무엇일까
주머니 가장자리, 옆선의 트레인 트랙, 밑단의 로핑. 청바지의 작은 색 빠짐에서 아타리를 찾아봅니다.

오래 입은 청바지를 보면 주머니 입구에 옅은 테두리가 생깁니다. 벨트 고리의 가장자리도 밝아지고, 밑단에는 작은 물결 같은 무늬가 남습니다. 처음에는 비슷하게 짙었던 원단이 입는 동안 조금씩 다른 색을 띠는 겁니다.
데님을 이야기할 때 이런 흔적을 아타리라고 부릅니다. 왜 청바지의 가장자리에는 색 빠짐이 유독 잘 보일까요?
아타리란 무엇일까?
아타리(atari)는 청바지를 입으며 특정 부위에 도드라지는 색 빠짐을 가리키는 일본어 표현입니다. 색이 빠지는 변화를 통틀어 페이딩이라고 한다면, 아타리는 그중 눈에 띄는 흔적을 짚어 이야기할 때 자주 쓰는 말입니다.
봉제선 주변에만 쓰는 말은 아닙니다. 허벅지나 무릎 뒤의 착용 주름에 생긴 색 빠짐도 넓게는 아타리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 곳, 주머니와 옆선, 밑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주머니 가장자리는 왜 밝아질까?

주머니 입구를 손끝으로 만져 보세요. 원단이 접혀 있어 주변보다 조금 도톰합니다. 벨트 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좁은 원단을 접어 만들기 때문에 가장자리에 높낮이가 생깁니다.
이렇게 솟은 곳에 마찰이 반복되면 색이 더 도드라지게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입는 인디고 데님은 실의 겉이 짙게 물들고 속은 비교적 밝게 남아 있습니다. 표면이 닳을수록 밝은 부분이 드러나면서, 주머니의 윤곽을 따라 옅은 선이 생기는 겁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봉제실 옆의 원단입니다. 황토색 실은 새 청바지에서도 밝게 보이지만, 아타리는 그 주변의 파란 원단이 닳아 옅어진 흔적입니다. 주머니 전체가 고르게 밝아지기도 하고, 손이 자주 닿는 일부만 먼저 밝아지기도 합니다.
옆선에 생기는 두 줄, 트레인 트랙

이번에는 바지 바깥쪽 옆선을 따라 내려가 보세요. 밝은 선이 나란히 이어져 있다면 **트레인 트랙(train tracks)**을 찾은 겁니다. 두 줄의 흔적이 기찻길을 닮아 붙은 이름입니다.
옆선 안쪽에는 두 원단을 이어 박고 남긴 부분이 겹쳐 있습니다. 이 겹침이 만든 높낮이를 따라 마찰이 쌓이면, 겉에서도 길쭉한 색 빠짐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림처럼 가운데는 짙고 양옆은 밝게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선이 중간에 끊기거나 굵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봉제 방식과 입는 습관에 따라 흔적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밑단의 작은 물결, 로핑

밑단에서는 다른 모양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밝고 어두운 부분이 비스듬히 반복되어 밧줄처럼 보이는 흔적입니다. 이를 **로핑(roping)**이라고 부릅니다.
밑단은 원단을 여러 겹 접어 봉제한 곳입니다. 세탁으로 원단이 줄어들고, 봉제실이 원단을 당기는 힘이 작용하면서 잔물결이나 비틀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중 솟은 부분이 더 닳으면 밝고 어두운 무늬가 남습니다.
로핑을 이야기할 때는 체인스티치도 자주 등장합니다. 실을 고리처럼 이어 박는 봉제 방식으로, 청바지 밑단에 많이 쓰입니다. 다만 체인스티치로 박았다고 모두 같은 로핑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원단과 봉제 조건, 세탁과 착용에 따라 물결의 모양과 선명함이 달라집니다.
내 청바지에도 있을까?
가지고 있는 청바지를 밝은 곳에 펼쳐 보세요. 주머니 입구의 옅은 테두리, 옆선을 따라 이어지는 줄, 밑단의 작은 물결. 처음에는 지나쳤던 흔적이 하나씩 보일 겁니다.
아직 잘 보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변화를 남기고 싶다면 같은 부위를 비슷한 조명에서 찍어 두세요. 제품의 관리 표시에 따라 세탁하며 입다 보면, 어떤 곳은 밝아지고 어떤 곳은 짙게 남는 모습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고, 앉고, 다시 세탁하는 동안 청바지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아타리는 그 시간이 작은 가장자리에 남긴 흔적입니다.
참고 자료
아타리의 범위와 밑단 로핑은 Iron Heart 용어집, 인디고 염색과 트레인 트랙은 Naked & Famous의 로 데님 안내를 참고했습니다. 밑단 봉제와 로핑의 관계는 Williamsburg Garment Company의 봉제 설명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댓글
최신순